[삼척종합박물관] 공룡부터 천수관음까지, 시간을 걷다

2026-02-11 21:49:08

사진을 정리하다가 2년 전 여름의 삼척종합박물관을 다시 꺼냈다.

그때는 그저 “한번 가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

그날의 빛과 공기, 조용했던 전시관의 온도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박물관은 고요했다.

공룡은 말이 없었지만 존재감은 충분했다.

뼈만 남았는데도, 묘하게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

전시된 유물들은 오래되었지만

이상하게 지금의 나보다 더 단단해 보였다.

시간을 견뎌낸 물건들 앞에서는

사람의 고민이 작아진다.



전시실 한편에 서 있던 천수관음.

천수(千手)는 ‘천 개의 손’,

관음(觀音)은 ‘세상의 소리를 듣는 존재’라는 뜻이다.

즉,

세상의 모든 고통을 듣고,

천 개의 손으로 돕는 자비의 상징.

처음에는 팔이 많은 모습이 낯설었지만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무섭다기보다 묘하게 안심이 되었다.

손이 많아서 위압적인 것이 아니라,

손이 많아서 든든한 존재.

천수관음은 두려움보다

위로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박물관은 과거를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공간인지도 모른다.

2년 전의 내가 찍어둔 사진을 보며

오늘의 나는 또 한 번 시간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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